프랑스 지방선거 결과 - 극우 절반의 전진
극우, '절반의 전진' — 프랑스 지방선거가 보여준 2027년의 지형도
2026년 3월 22일 결선투표 결과 분석
프랑스가 지난 15일과 22일 이틀에 걸쳐 전국 약 3만 5,000개 기초단체장을 선출하는 지방선거를 치렀다. 표면적 결과는 '극우의 선전, 그러나 대도시 공략 실패'로 요약된다. 하지만 이 선거가 주목받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 꼭 1년 뒤 치러질 2027년 대선의 전초전이기 때문이다.
극우, 역대 최고이지만 '벽'은 넘지 못했다
1차 투표에서 국민연합(RN)과 우군 세력은 전국 75개 기초단체에서 1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6년 전인 2020년 지방선거의 11곳에서 거의 7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결선 진출 기준선인 10% 이상을 득표한 극우 후보 명단도 500개를 넘어 2020년 대비 두 배에 달했다.
그러나 마르세유에서 RN 후보 프랑크 알리시오는 현직 사회당 시장 브누아 파양에게 54% 대 39%로 완패했다. 1차 투표에서 불과 1.7%포인트 차이로 접전을 펼쳤던 점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역전이었다. 툴롱과 님에서도 RN 후보들은 결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RN 대표 조르당 바르델라는 이를 "당 역사상 최대 약진"이라 자평했지만, 결과를 냉정히 보면 극우의 한계도 분명히 드러났다. 보수 공화당을 비롯한 주류 우파 정당들이 대도시에서 극우와의 연대를 거부하면서 결선 진출 이후 RN 후보들은 고립됐다.
유일한 대도시 돌파구 — 니스의 시오티
대도시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웃은 극우 인사는 니스의 에릭 시오티였다. 전직 보수당 대표였다가 RN과 손을 잡은 시오티는 현직 시장 크리스티앙 에스트로시를 꺾고 약 47.7%를 득표해 당선됐다. 다만 그는 RN 정식 당원이 아닌 연대 후보라는 점에서 '순수한' 극우 대도시 정복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좌파의 분열, 그러나 수성은 성공
파리에서는 사회당의 에마뉘엘 그레고아르가 시장에 당선되며 사회당이 파리를 지켜냈다. 그러나 좌파 내부의 균열도 이번 선거의 주요 장면 중 하나였다. 사회당이 강경 좌파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를 "반유대주의 발언을 일삼는 정치적 불가촉천민"으로 규정하며 연대를 거부한 도시가 적지 않았다. 이 균열이 툴루즈·리모주 등에서 좌파의 패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7년 대선을 향한 함의
파리 정치학교(Sciences Po)의 앤 뮤셀 교수는 "이번 선거가 RN의 압승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극우의 지역 사회 뿌리내리기를 확인시켜 준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번 선거의 본질은 승패의 숫자보다 '지형 변화'에 있다. 대도시에서는 '공화국 전선'이 여전히 작동했지만, 소도시와 읍 단위에서는 극우가 거침없이 세력을 넓히고 있다.
마크롱의 중도 르네상스당은 이번 선거에서 존재감 자체가 희미했다. 극우와 극좌가 양 날개를 키우는 동안, 중도는 조용히 무너지고 있다. 2027년 대선은 분열된 좌파, 세력을 굳히는 극우, 그리고 대도시에서 겨우 버티는 전통 중도 간의 3파전 또는 그 이상의 혼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마린 르펜이 횡령 유죄 판결로 피선거권을 잃을 경우, RN의 대선 후보는 바르델라로 교체될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그 바르델라 체제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험한 무대이기도 했다. 절반의 성공, 절반의 한계 — 프랑스 극우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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