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쏟아지는 서초집회
나눔 쏟아지는 서초집회
횟수 거듭할 수록 점차 확산
서초집회 고유문화로 자리매김 가능성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서초집회는 이전 집회와는 다른 몇가지 특징들이 있다. 몇 주 동안을 지치지 않고 주말마다 이어지는 끈질김은 그 중 하나다. 주말마다 지방에서 자신의 비용을 들여 상경하는 모습들도 이제까지 다른 집회에서 보기 어려운 모습 중의 하나다. 이는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집회참여자들의 바램이 그만큼 간절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서초 집회에는 또 하나의 커다른 특징이 있다. 그것은 크고 작은 나눔 문화다. 물론 집회 자체가 참여자들의 자발적 후원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그것만으로도 이미 하나의 나눔이다. 집회가 성립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나눔이기도 하다.
하지만 서초집회의 소소한 나눔문화는 이제까지 다른 집회에서 흔히 보기 어려웠던 문화 중의 하나다. 각 개개인들이 매주 자신이 나눌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찾아 이를 온라인 상에 알리고 실제로 이를 나누어주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아니 이를 오히려 즐겨하는 새로운 문화가 생기고 있다.
지난 10월까지 한 트위터 사용자(트윗명, E*)는 지속적으로 쿠키를 직접 구워와 집회자들에게 제공한 바가 있다. 10월 18일 집회에서는 무려 쿠키 2500인분과 머랭쿠키 800인분을 제공했다. 노고나 금액 면에서 결코 작지 않는 것이지만, 이 사용자는 여러 차례 비슷한 나눔을 했다.
지난 7일 집회에서 단연 인기를 끌었던 것 중 하나는 봉하식당이라는 나눔행사였다. 집회참여자들의 추위를 달래기 위해 제공된 나눔에는 유부어묵 1000명분이 제공되기도 했다. 나중에 후원금이 추가되면서 300인분이 더 준비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한 편에서는 군고구마 나눔이 진행됐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나눔을 받기 위해 줄 뒤편에 섰는데, 줄 마지막까지 나눔을 해줬다”면서 나눔 제공자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했다. 어묵이든 고구마든, 그 날의 추위를 녹이는데는 더 없이 좋았을 나눔이었다.
비교적 큰 규모의 나눔만이 아니다. 또한 먹을 거리만을 나눔을 하는 것도 아니다. 크고 작은 나눔들이 줄을 잇고 있고 종류도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인터넷 카페 젠틀재인의 한 회원(닉네임 여름햇살)은 14일 집회에서 ‘사람이 먼저다’라는 테마로 만들어진 머리핀을 나눔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카페의 다른 회원(닉네임 응겨미) 역시 하트 머리핀 나눔의사를 보였다. 어느 회원(닉네임 마음은 언제나)은 오프너와 냉장고 자석, 그리고 핀버튼으로 구성된 세트를, 또 다른 회원은(네임명 화사)는 집회 마스크를 각각 나눔키로 하는 등 나눔의 종류도 천차만별로 다양해지고 있다.
이같은 나눔은 집회가 횟수를 더해가면서 더 다양해지는 추세다. 집회 참여자들이 자주 찾는 각종 커뮤니티와 트윗 상에서 나눔물건과 장소, 시각등을 공지하는 사례가 흔히 눈에 띠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이제까지 다른 집회에서 일반적이지 않았다. 산발적으로 나눔이 있기는 했지만, 서초 집회만큼 하나의 분위기로서 자리잡지는 못했다.
이처럼 서초 집회에서 나눔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검찰개혁에 대한 참여자들의 열망이 그만큼 높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집회가 점차 횟수를 더해가면서 자칫 동력을 잃기 쉬운 상황이니만큼 서로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고자 하는 집회참여자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판단된다.
더욱이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서로간의 교감을 얻을 수 있는 작은 방편 중의 하나로 이같은 나눔현상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혼자서만 집회에 참여하는 참여자의 경우 혹여라도 다수와의 거리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좁히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도 읽힌다.
여기에 날씨가 점차 추워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심리적 위축현상을 막고자 하는 생각들도 한 몫을 차지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뜻한 오뎅국물이나 군고구마 혹은 핫팩등과 같은 작은 것들이 나눔을 받는 입장에서는 겨울 추위를 녹일 만큼 따뜻하게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집회가 지속되는 동안 이같은 나눔현상은 조금씩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서초집회의 고유한 문화 중 하나로 자리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가능할 것 같다.
트윗명, E*는 본인 요청에 따라 트윗명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바랍니다.
[저작권자(c) 청원닷컴,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기사 제공자에게 드리는 광고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