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지를 볼까요? 보지 말까요?
학원쌤과 학생들 사이의 전쟁이 있습니다.
해설지와 관련된 전쟁입니다. 학원에서 교재가 정해지면 쌤들은 으레 해설지를 걷습니다. 학생들은 어떨까요? 요즘같은 인터넷시대에 해설지 파일을 구하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학생들은 어떤 수를 써서라도 다시 그 해설지를 구합니다. 또 요새는 스마트폰으로 스캔을 하기만 하면 풀이를 볼 수 있는 콴다라는 앱도 있습니다. 학생들이 마음만 먹으면 이길 수 밖에 없는 싸움이죠.
이 싸움은 과제를 내면 가끔 해설지를 보고 베껴오기 학생이 있어서기도 하지만(저학년은 상상외로 이런 학생이 많습니다.), 모르는 문제는 해설지를 보지 않고 풀어야 한다는 생각으로부터 철학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자! 그럼 해설지는 보지 않아야 할까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해설지를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가르치는 반은 해설지를 걷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어떤 프린트던지 해설지가 없는 프린트는 제공하지 않습니다.
해설지는 보느냐 안보느냐의 문제 아닌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
하지만 해설지는 현명하게 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해설지를 보느냐 보지 않느냐 논쟁보다는 어떻게 해설지를 잘 이용할지에 대한 논쟁이 더 중요한 듯 합니다.
일단 문제를 풀 때 해설지를 옆에 놓고 한문제 풀 때마다 해설지를 보는 것은 해설지 사용의 최악입니다. 모르는 문제가 있을 때마다 해설지를 보는 것은 수학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풀기로 한 문제를 모두 푼 이후에 빠른 정답으로 채점을 한 뒤 최대한 고쳐보아야 합니다. 안 풀리면 하루이틀 묵혀놓았다가라도 다시 풀어보아야 합니다. 요즘 학생들은 참을성이 매우 없습니다. 영어단어도 모를때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확인하니 머릿속에 그 단어가 저장될 틈이 없습니다.
"그럼 해설지는 언제 봐야한단 말인가요?"
다른 풀이방법을 알기 위한 맞춘 문제 해설지 보기
해설지는 자신이 맞춘 문제에 한하여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늘 아이들에게 강조하죠. 맞은 문제만 해설지를 볼 자격이 있다고요. 자신이 맞춘 문제의 해설을 보는 것은 수학 실력 향상에 매우 중요합니다. 일단 내가 무언가를 빼먹었는데도 우연히 문제를 맞출 수 있습니다. 해설지를 보면서 그런 오류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또 맞춘 문제의 해설을 보는 것은 나와 다른 풀이방법을 익히기 위함입니다. '이 사람은 이렇게 문제를 접근하네. 다음에 적용해봐야지'라고 해설지를 보며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맞춘 문제에 대한 해설을 정독하라고 시킵니다.
또, 일주일을 넘게 고민했는데도 풀리지 않는 문제는 해설지를 보는 편이 좋습니다. 어차피 자신의 실력의 한계를 벗어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때도 해설지 전체를 볼 것이 아니라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얻을 때까지 보는 것을 권장합니다. 중간 쯤 해설지를 보다가 다시 문제풀이를 도전해보는 것이죠.
어떻게 보면 해설지를 보는 것이나 쌤의 설명을 듣는 것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매우 수동적인 공부방법일 뿐 아니라 내가 풀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드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올바른 방법으로 해설지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리합니다. 해설지는 틀린 문제를 보는 것이 아니라 맞춘 문제를 보는 것입니다. 몇 번을 풀었는데도 모르는 문제를 해설지를 봐도 괜찮으나 정독이 아닌 모르는 부분의 실마리를 얻을 때까지만 봐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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